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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국 스타일이 답이다
    Chan's Choice 2017. 5. 25. 14:30

    <출처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페이스북>

     

    슈팅 숫자 17 6. 점유율 66% 34%. 패스 성공률 85% 68%. 오늘 새벽에 펼쳐진 아약스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세부 지표들이다. 승리를 거둔 팀은 맨유이지만, 모든 지표는 아약스가 월등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또 아약스는 무려 41분간 공을 소유했는데, 맨유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시간을 볼을 점유하는 모습이었다. (아약스 41 14, 맨유 20 34. 출처 : UEFA 공식 홈페이지)

     

    <아약스와 맨유의 유로파 리그 결승 스탯. 출처 : UEFA>

     

    앞선 세부 지표만 놓고 본다면 아약스가 월등한 경기를 펼쳐냈다고 표현 할 수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우리들의 반응을 지켜보고 그저 롱 패스로 일관하는 축구를 했다. 이를 통해 행운의 두 골을 얻어 이겼다” 라는 아약스의 주장 클라센의 인터뷰처럼 맨유는 행운으로 유로파 리그 우승 트로피를 가져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아약스는 맨유보다 우위를 점하고 경기에 나섰을까? 이 경기를시청한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No’라는 대답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약스는 무려 640회의 패스를 시도했다. 하지만 그 중 키 패스(슈팅으로 이어질 수 있는 패스)는 단 13회에 불과했다. 전체 패스의 약 2%에 불과했었다. 맨유 역시 단 7회의 키 패스를 기록하는데 그쳤지만 비율로 따진다면 2.5%에 해당했던 수치였다. 아약스가 경기를 주도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정적인 장면은 큰 차이가 없었다고 볼 수 있는 셈

     

     

    <맨유와 아약스의 유효 슈팅 위치. 파랑 : 맨유 / 빨강 : 아약스. 출처 : 후스코어드 닷컴>

     

    여기다 슈팅 기록을 보면 그 격차는 더욱 심해진다. 아약스가 기록한 슈팅은 무려 17회였다. 하지만 그 중 골문을 향한 슈팅은 단 3회에 그쳤다. (유효 슈팅의 비율은 13%) 골대로 향한 슈팅 중에서도 (그나마) 86분 판 더 벡의 슈팅 외엔 위협적인 슈팅도 없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맨유 역시 4회의 유효 슈팅을 만들어 내는데 그쳤지만 66%의 유효 슈팅 비율을 기록했고 그 중 2개가 골망을 흔들었다. 포그바의 선제 득점이 행운이 따랐던 것은 분명하지만 맨유는 분명 유로파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자격이 충분했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맨유의 우승을 폄하할 수 있다. 왜냐하면 '지루한 축구'를 펼쳤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부터 많은 축구 팬들은 패스가 잘 이어지고, 높은 점유율을 기록해야만 좋은 축구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많은 팀들은 몸에 맞지 않는 옷처럼 짧은 패스 위주의 경기 운영을 펼치곤 했다

     

    <맨유의 답답한 경기력의 주범으로 손꼽히는 인물. 루이스 반 할. 맨유에 맞지 않은 옷을 입히려 노력했다고 할까?>

     

    모든 경기에서는 상대적이고 전력차 라는 것이 존재한다. 이러한 차이는 점유율과 패스 성공률로 나타나곤 한다. 전력상 우위인 팀이 높은 볼 소유권을 가져가고, 더 많은 패스를 이어가는 것이 일반적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볼 점유율이 높은 팀이 더욱 높은 수준의 축구를 구사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유럽 5대리그 점유율 Top 10. 출처 : 후스코어드 닷컴>

     

    그러나 공격 조직력을 키우는 것 보단 수비 조직력을 탄탄하게 가져가는 것이 더욱 어렵다. 퀄리티가 조금 떨어지는 스쿼드를 갖고 있다고 해도 화력을 갖추고 있다면 전력이 좋은 팀을 상대로 승리를 가져갈 수 있는 확률이 더 높은 셈이다.

    ,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는 것이 축구를 잘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점유율을 낮게 가져가고 패스 성공률이 낮아도 리그나 컵 대회에서 우승을 할 수 있는 시대인 것이다.

     

     

    <점유율은 5위, 패스 성공률 6위로 리그앙 우승을 차지한 AS 모나코>

     

    축구는 높은 점유율과 패스 성공률을 가져가는 팀이 승리를 거두는 경기는 아니다. 상대팀보다 많은 득점을 올리는 팀이 승리를 가져가는 것. 그것이 축구의 본질이다.

     

    이제는 스타일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내가 응원하는 팀의 스쿼드, 그리고 그들의 성향이 경기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가 중요한 시대다. 또한 감독들의 철학이 경기에 어떻게 투영되고 있는지에 집중해 보자. 감독의 역량은 물론 승리를 거두는 데에 있지만, 본질은 팀을 만들어 가는데있음을 잊지 말자.

     

    어떤 팀들은 짧은 패스로, 또 어떤 팀은 속공을, 어떤 팀은 3백을, 또 다른 팀은 3톱을 활용해 경기에 나서곤 한다. 전력과 전술은 결국 결과론이지만, 그 경기에서 그 팀이 왜 그런 전략과 전술을 선택해야 했는지 고민하며 경기에 접근한다면 더 재미있게 경기를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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