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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S 모나코, 그리고 K리그
    Chan's Choice 2017. 3. 16. 14:03

    얼마 전 AS 모나코는 하나의 오피셜을 띄운다. 바로 벨기에 2부리그에 속해있는 세르클레 브뤼헤를 위성구단으로 인수한다는 소식이었다. 현재 벨기에 2부리그에서 강등권에 추락해 있는 팀이지만 모나코의 확고한 정책을 보여주는 영입(?)이라고 볼 수 있다.



    <사진 1> 등번호 4번의 제시 젠센


    지난 겨울 모나코는 가나의 아크라 라이온스에서 제시 젠센이란 선수를 영입했다. (Jessy Jensen Guerra Djou) 가나의 2부리그 선수를 영입했고 그에게 등 번호 4번을 맡기며 파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물론 아직까지 경기에 모습을 비치진 않았지만 19세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알려져 있다.

     

    두 가지 사례에서 우리는 모나코의 전략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어린 선수를 육성하고 미지의 선수들을 발굴해 B팀에서 키운다. -> 자신들의 위성구단 등에 임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경험치를 축적시킨다. -> 그 중 옥석을 가려내 A팀에 콜업 혹은 타 팀에 비싼 값에 이적시킨다. -> 어린 선수 영입에 더 투자한다.“ 라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고 있다.



    <사진 2> 8강 진출을 확정한 이후 환호하는 AS 모나코 선수들(사진 출처 : UEFA)


    오늘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활약했던 제르망, 음바페, 실바, 르마흐, 바카요코, 파비뉴, 제메르송 등 라인업에 상당수 선수들은 모두 이러한 루트를 거쳤고 팀을 8강에 진출시켰다. 가까운 사례로는 마샬, 쿠르자와, 은쿨루, 카라스코, 콘도그비아 등 수많은 선수들이 이러한 루트로 모나코를 거쳐갔다.



    <사진 3> 2014년 스파르타컵에 출전한 AS 모나코 U-17 선수들. 맨 앞줄에 서있는 음바페.(출처 AS 모나코)


    말 그대로 신성 제조기로 떠오르고 있는 중이다. 모나코가 이러한 정책을 펼쳐 낼 수 있는 데는 어떠한 조건들이 필요할까? 먼저 확실한 스카우팅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유스 선수들을 발굴해 내기 위해선 결국 스카우터들이 필요하다. 여러 선수들이 보내오는 비디오 영상이나, 경기 영상만으로는 그 선수를 정확이 알아 볼 수 없다. 실재로 많은 팀들이 영상에 의존해 선수들을 영입했다가 어려움을 겪는 사례는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그렇기 때문에 직접 스카우터들의 눈을 통해 선수를 확인 해야 하는 법이다. 그 선수의 플레이 스타일, 경기장 내에서의 자세, 훈련 모습, 선수의 평소 모습까지를 확인 해야만 한다.

     

    스카우터들이 갖추어 졌다면 또 하나 필요한 건 유스 시스템이다. 아무리 좋은 재료를 가지고 온다고 해도 요리하는 사람이 필자 본인이라면 그 맛은 뻔 할 수 밖에 없다. 모나코는 스카우터들이 가려온 선수들을 잘 훈련시켜 연령대에서 B팀으로, A팀으로 보내고 있는 중이다. 또한 그 결과물들은 상당히 뛰어나다.



    <사진 4> 14/15 시즌 아마추어를 프로화 시키는 “Nike Most Wanted” 프로그램의 결승전이 여린 AS 모나코의 훈련장. 그리고 쟈르딤 감독.


    두 가지가 준비 되었다고 해서 끝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그 선수들을 A팀에서 활용해낸다는 점이다. 모나코의 쟈르딤 감독은 이번 시즌 음바페를 필두로 은도람, 알마디 투레, 디알로등을 A팀 경기에서 투입 시키며 선수들의 성장을 도왔다. 또한 쟈르딤 감독은 팀에 선수들은 변화가 있지만, 자신이 갖고 있는 기조는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기조는 스카우터들과 유스팀에서의 색을 만들어 내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스카우터들은 A팀의 색에 맞는 선수들을 더 중점적으로 보게 되고, 자신들에게 더욱 필요한 선수를 영입할 수 있게 된다. 유스팀의 훈련법 역시 마찬가지다.

     

    이러한 모나코의 정책은 K리그에 방향성을 제시하는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 슈퍼리그의 엄청난 투자와 성장, J리그와 호주 A리그의 중계권료 대박, 서아시아 지역의 엄청난 자본이 넘쳐나는 아시아 축구 판이다. 심지어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 역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한 와중에도 K리그는 지난 시즌 전북의 아시아 제패에서 볼 수 있듯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 K리그 팀들은 아시아 무대에서 그리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투자가 부족하기 때문이란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K리그에 대한 투자는 더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각 팀들은 자생력을 키워야 하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경기력을 유지해야만 한다. 이제 방향성을 돌려야 할 때다. 관중들을 동원하고, 객단가를 올리는 방향성은 꾸준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또 한편으로는 유스 시스템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대한민국에는 수 많은 옥석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들을 잘 관리하고 발굴해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스카우팅 시스템에 부재에 있다. K리그 팀들은 자신들의 연령대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전국에는 더 많은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사진 5> 스카우팅 시스템의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각 팀들은 이 선수들을 돌아볼 여력이 되지 않는다. 스카우터 자체가 없는 팀도 상당수이며, 한 두 명의 스카우터가 연령대 선수들뿐 아니라 용병들의 자료까지 수집해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좋은 선수를 가려내기가 하늘의 별 따기 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K리그에서는 클래식은 23세 이하 의무 출전을, 챌린지에서는 22세 이하 선수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다. 이러한 규정 덕분에 각 팀에서는 어린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밖에 없다. 또 이 선수들의 역량 차이로 팀의 승패가 가려지는 경우도 상당수다. 이제 K리그 팀들은 자신들의 성적을 위해서도 어린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사진 6> 알 아인으로 이적한 이명주. 당시 이적료는 약 50억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육성된 자원들을 적극적으로 셀링해야 한다. 여전히 국내 선수들은 아시아 쿼터로서의 매력이 충분하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을 국외로 진출시키고 이를 통해 발생한 이적료로 자국 리그를 강화해 낼 수 있다. 해외로부터 수입이 발생한 구단은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해 국내 다른 팀들로부터 선수를 수급해야만 하고 국내 축구 시장에 이 돌게 된다.

     

    말 그대로 선 순환이 발생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우리는 최근 국내 선수들이 아시아 무대로 진출하는 것을 그리 달갑게 여기지는 않는다. 필자 역시 수준급의 K리거가 유럽이 아닌 아시아 무대로 진출하는 걸 좋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K리그는 이제 색체의 변화가 필요하다. 아시아 최고 수준의 경기력은 유지해야겠지만 유럽의 에레디비제가 그랬던 것처럼, 또 최근 프랑스의 리그앙이 그런 것처럼 선수들을 발굴하고 또 그 선수들을 통해 이득을 보는 형태가 필요하다.



    <사진 7> AS 모나코의 홈 구장 루이 2세 스타디움


    지난 시즌 AS 모나코의 평균 관중 수는 단 7,843명이었다. 현재까지는 약 8,700명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1 8천석짜리 경기장을 가지고 있고, 인구수가 3만명에 부족한 모나코가 리그앙 선두에 올라있고 챔스 8강에 진출했다는 점은 우리 모두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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