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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an's Footballizm]만화축구,대한민국
    Chan's Choice 2011. 11. 15. 00:03

     

    만화 축구와 4-2-3-1


    지난 일요일(11월 13일)에는 세계 최고 무적함대 스페인과 전통의 강호 삼사자 군단 잉글랜드와의 평가전이 있었다. 경기는 람파드의 골로 잉글랜드가 안방에서 1:0 승리를 거두었다. 하지만 경기는 슈팅수 21대 3, 점유율 71대 29로 스페인이 잉글랜드 진영에서 공격 연습을 하는듯한 이른바 ‘반코트 경기’가 펼쳐졌다.


     현재 스페인은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팀이다. 피파랭킹에서도 1위일 뿐 아니라 2008년 오스트리아와 스위스에서 열린 EURO,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연속으로 우승하며 무관의 팀이라는 이미지를 벗었을 뿐 아니라, 각 대회, 각 경기에서 마치 게임에서나 나올 법한 패싱 플레잉를 통해 경기력도 세계 최고라는 것을 전 세계에 인식 시켰다. (2012 유로 예선에서도 압도적 경기력으로 예선 통과를 손쉽게 확정 지었다.)


     현재 스페인은 각 포지션에서 세계 최고라 불려도 손색이 없는 선수들로 구성되어있고, 벤치 멤버 역시 대단한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EURO 2008 당시에는 라리가 득점 1위였던, 다니엘 구이자를 벤치에 앉혀놓고도 당당히 우승컵을 들어 올릴 정도였다.


     이런 스페인이 최고의 팀인 것은 현재의 포지션인 4-2-3-1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경기에서 스페인 역사상 가장 많은 A매치 경기를 뛴 선수가 된 카시야스 골키퍼를 비롯해, 강한 포백(현재 실험중인 왼쪽 윙백을 제외하고는,), 그리고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 사비 알론소와 센터 미드필더 사비, 그리고 창의력 넘치는 3명의 공격형 미드필더와 원톱까지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공격진 4명의 스위칭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좌우를 가리지 않는 많은 활동량을 보이는 미드필더들과 그 틈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스루 패스, 그리고 깔끔한 마무리를 통해 스페인은 다음 유로 대회까지 석권을 노리고 있다.


    대한민국과 조광래 호

     현재 레바논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예선을 준비 중인 대한민국 역시 기본적으로 4-2-3-1 포지션을 구사하고 있다. 조광래 감독의 소위 ‘만화축구’는 스페인의 축구 스타일을 모토로 삼고 있다. 짧고 간결한 패스, 포지션에 구해 받지 않는 움직임 등을 추구하는 조광래 호의 대한민국이다.


     지난 UAE전에 선발 라인업을 보면 정성룡 골키퍼, 차두리-곽태휘-이정수-홍철의 4백, 홍정호-이용래의 더블 볼란치, 서정진-구자철-지동원의 공격형 미드필더 그리고 박주영이 원톱을 맡는 4-2-3-1 포지션 이었다. 여기서 공격을 이끄는 4명의 움직임을 통해 활로를 개척하는 전술 이었다.


     하지만 전반전 내내 답답한 모습이었고, 후반들어 지동원 선수 대신 교체되어 들어간 손흥민, 그리고 K리그 신인왕 후보 이승기 등의 활약으로 UAE에게 2:0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지난 UAE전 경기는 대한민국 대표팀에게 하나의 물음을 던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첫 번째로는 해외파의 경기력 여부이다. 지난 경기에서는 박주영, 지동원, 구자철, 차두리 그리고 이정수 선수등 총 5명의 해외파 선수가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었다. 이 5명중 이정수 선수는 알 사드에서 붙박이 센터백이고 차두리 선수 역시 이번 시즌 중요한 자원으로 꽤 많은 경기를 뛰고 있다. 지동원 선수는 선더랜드에서 로테이션 멤버로서 경기에 임하고 있지만 교체 출전이 더 많고, 구자철 선수는 이번 시즌 마가트 볼프스부르크 감독의 눈 밖에 난 듯 보이고 있다. 가장 심한 선수는 대한민국 캡틴인 박주영 선수이다.


     아르센 벵거감독의 강력한 러브콜에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팀중 하나인 아스날에 입단 했고 백넘버 9번을 배정 받았을 정도로(뭐, 저주의 아스날 9번이라고는 하지만,, 어쨌든.) 많은 기대를 보인 이번 시즌 이지만 칼링컵 경기와 챔스 예선에서 모습을 보였을 뿐 아직 리그 데뷔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모습은 UAE전에서도 여실히 들어났다. 구자철 선수는 전반전 내내 패스 활로를 개척해주지 못했다.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지동원 선수가 특히 답답한 모습이었다. 지동원 선수의 역할은 왼쪽 측면에서 가운데로 이동하여 그 왼쪽 공간을 오버래핑이 좋은 홍철 선수나 센터 포워드였던 박주영 선수 혹은 구자철 선수가 이용할 수 있게 움직여 주어야 했지만 지동원 선수는 자신의 위치에서 움직일 줄 몰랐다. 거기다가 패스타이밍을 놓쳐 드리블 시도를 자주 할 수밖에 없었고, 그 드리블 역시 계속 상대 수비에세 막히는 모습이었다.


     전반전 플레이가 잘 되지 않은 것을 오로지 지동원 선수에게 탓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지동원 선수가 교체되어 나간 후반전 시작부터 우리의 경기력이 살아 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박주영 선수는 전반전에 많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전반전 내내 우리의 공격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박주영 선수의 탓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후반전에서도 몇차례 좋지 않는 트레핑을 보여주는 등 경기력이 좋지 않음을 보여 주었다.


     그에 반해 K리그 광주에서 뛰고 있는 이승기 선수는 활발한 몸놀림과 움직임, 넓은 시야와 신인답지 않은 자신감을 가지고 후반전에 투입되어 선제골의 시작이 되는 패스를 연결하는 등 좋은 A대표팀 데뷔 경기를 가졌다. 그리고 근래 J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던 이근호 선수도 좋은 움직임과 위치 선정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 주었다.


     해외파 선수들은 대한민국 대표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리고 각 포지션에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뛰어난 재능이라는 것에는 어떤 누구도 왈가왈부하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해당 클럽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하는 선수들에게 계속해서 기회를 주는 것 역시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이 월드컵 본선 중이라면 당연 가장 좋은 자원인 선수들을 사용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월드컵 “예선”경기인 것이다. 아직 본선 행을 확정 하지는 못했지만 대한민국이 아시아 예선을 통과하지 못하는 일은 상상할 수 없다. 이런 부담감 때문일 수도 있지만 K리그에도 좋은 자원들이 많다.


     어제 있었던 독일과 폴란드의 경기는 우리나라 대표팀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독일은 유러 본선행을 확정 지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독일의 뢰브감독은 3백을 실험했고, 괴체와 외질의 공존을 시험해 보는 등 본선을 앞두고  여러 가지 포메이션 그리고 선수들을 시험해 보고 있다.


     맞다. 독일은 본선을 확정 지었고, 우리는 아직 확정짓지 못했다. 하지만 조광래 감독은 다른 선수들을 실험하고, 다른 포메이션을 실험할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


    대한민국과 4-2-3-1

     그리고 던지는 두 번째 물음. 과연 대한민국과 4-2-3-1 포메이션의 일치성이다. 4-2-3-1 포지션은 미드필더에 많은 선수들 둠으로써 상대 팀과의 중원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장점이 있다. 또한 2선에 위치한 3명의 공격형 미드필더의 장점을 극대화 할 수 있는 포지션이다. 3선에 위치한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수비에 안정감을 주고 패스를 좌우로 뿌려 줄 수 있기 때문에 2선의 미드필더들은 자신의 천재성을 마음껏 발휘해서 상대 수비진을 휘저을 수 있다.


    3명의 2선 미드필더 중 양쪽 사이드에서 뛰는 선수 2명은 4-3-3에서 윙 포워드와 4-4-2에서 양쪽 미드필더를 섞어 놓은 듯 한 플레이를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팀에서 뛰는 윙어들이라면 쉽게 적응 할 수 있고 또 그 역할 역시 비슷하다.


     하지만 원톱 밑에 위치한 1은 그 역할이 상당히 다르다. 이 “1”에 위치한 선수들은 저번 기사에서도 언급했듯이 상당한 천재성을 필요로 하고, 많은 활동량을 필요로 한다. 그렇지만 현재 대한민국 대표팀에는 이런 공격형 미드필더가 없다. 올초에 있었던 아시안컵을 복기 해보자. 아시안컵에서는 이 자리에서 구자철이라는 엄청난 선수가 이 위치를 훌륭하게 소화해 주었다. 하지만 구자철 선수의 활약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대한민국의 경기력 역시 떨어지기 시작했고 3위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구자철 선수도 득점왕에 올랐지만 득점 중 대부분은 조별예선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 후 구자철 선수는 독일의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했다. 하지만 구자철 선수는 소속팀에서 “1”의 위치가 아닌 양쪽 윙이나 센터 미드필더로 더 많은 경기를 뛰었다. 그리고 현재 대표팀에는 이 1에 어울리는 선수를 찾기 힘들다.


     또한 한 가지는 박주영 선수의 원톱이다. 박주영 선수는 역대 대한민국 대표팀 공격수중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라고 할 수 있다. 항상 골 결정력 부재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던 대표팀에서 준수한 골 결정력을 바탕으로 타점 높은 헤딩, 높은 축구 지능, 많은 활동량, 깔끔한 프리킥 능력까지 겸비한 대한민국 최고의 센터 포워드이다.


     현재 원톱으로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박주영 선수이다. 하지만 박주영 선수는 원톱 보다는 투톱 일 때 더 좋은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박주영 선수는 타켓형 스트라이커 스타일의 공격수가 아닌 자신이 경기를 풀어나갈 줄 아는 능력을 갖고 있고,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는 공격을 조율하며 자신의 위치보다 더 내려와서 공을 받아 경기를 전개해 주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박주영 선수이지만 박주영 선수가 공을 받으러 내려왔을 때 문제가 발생한다. 바로 전방에 공격수가 없어지는 것이다.


     박주영 선수가 센터백 한명을 달고 왔기 때문에 상대 수비라인에는 구멍 아닌 구멍이 발생하게 된다. 이 틈을 노려 공격을 전개해 가야 하는데 현재 대표팀에는 이 틈을 노려 침투하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선수는 없었다.


     하지만 지난 UAE전을 통해 건진 수확이라면 바로 “손니스텔루이”, 손흥민 선수의 재발견 이었다. 슈퍼 탈랜트 손흥민 선수는 이 “1”의 자리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 것 같은 모습을 보여 주었다. 폭발적 순간 속력을 바탕으로 박주영 선수가 만들어 놓은 공간을 향해 침투해 들어가는 모습은 대한민국 4-2-3-1에 마지막 퍼즐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번 레바논 전을 통해 이 “1”자리를 시험해 볼 수 있으면 좋을 듯하다. 다만 경고 누적으로 박주영 선수가 출전할 수 없지만, 손흥민 선수의 가능성을 실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경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대한민국은 현재 3승 1무 승점 10점으로 조 1위를 달리고 있고 이번 레바논 전에서 승점 1점만 더 획득하면 최종 예선 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앞서는 경기이지만 현재 조 2위를 달리고 있는 레바논이기 때문에 방심 없이 좋은 모습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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