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s Footballizm]Unsung Hero와 전술-프리롤, 그리고 맨시티(2)

 

지난 9라운드 올드 트래포드 전통적 강호와 그 시끄러운 이웃이 만난 경기 였다. 백중세 일 것이란 경기 예측과는 달리, 전통적 강호는 자신들의 시끄러운 이웃을 자신들의 라이벌로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될 스코어로 참패 하게 되었다.

 바로 맨유와 맨시티는 지난 9라운드에서 홈팀 맨유가 1 대 6으로 참패하며 맨시티가 시즌 초반 독주 체제를 준비할 수 있데 했다. 이 경기에서 MOM은 다비드 실바였다. 하지만 개인적 의견으로 그 경기의 MOM은 제임스 밀너를 꼽고 싶다.

 밀너는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 했지만 전방 깊숙한 곳부터 왼쪽 수비까지 아우르는 활동량으로 실바가 쉽게 축구 할 수 있게, 리차즈가 마음 놓고 오버래핑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었다. 경기에서도 2어시스트를 기록하는 활약을 보였고, 맨유를 6대 1로 제압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맨유는 이런 밀너가 이동한 공간을 활용하지 못했고, 실바를 방목함으로 처참한 패배를 맛본 것이다.

 이렇듯 프리미어리그 상위권에 있는 팀들을 보면 이런 ‘Unsung Hero'들이 있다. 맨유의 박지성, 맨시티의 제임스 밀너, 아스날의 송, 리버풀의 카윗등의 선수들이 이런 형태의 선수라고 볼 수 있다.  이 선수들은 팀의 궂은일들을 도맡아 하면서 팀에서 없어서는  안될 선수들이다.

 이런 류의 선수들 외에 또 정해진 포지션 없이 움직이는 선수들이 있는데 흔히 ‘프리롤’임무를 부여받은 선수들이다. 앞의 선수들은 팀에서 좋은 수비력과 많은 활동량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다. 그리고 뛰어난 축구 지능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하지만 전형적인 프리롤은 공격진형에서 뛰어난 기교를 갖고 있고, 공격적 센스가 넘치며, 상대 수비 한 둘은 손쉽게 떨쳐 낼 수 있는 드리블을 갖고 있거나, 대지를 가르는 패스를 심심찮게 보여주는 선수들이 주로 맡아왔다.

 

 주로 센터 포워드 밑에서 움직이는 선수들이다. 유벤투스의 델 피에로 선수와 같은 ‘판타지 스타’ 계열의 선수들이 이런류의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이 선수들은 대부분이 수비시에는 공격진형을 어슬렁거리며 빈 공간을 찾고 공격시에 앞도적인 움직임으로 상대편 수비를 농락하는 경우가 많다.

 첼시의 후안 마타, 맨시티의 실바, 바르샤의 메시 같은 선수들이 이런 형태의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이 선수들중 첼시의 마타 선수에 집중해 볼 필요가 있다. 마타는 주로 4-3-3을 주로 사용하는 첼시에서 왼쪽 윙 포워드로 자주 출전한다. 이 상황에서 지난 아스날전에서도 볼 수 있듯 마타 선수 역시 좌우 앞뒤 가리지 않고 공격시에 움직인다. 왼쪽 윙어로 출전 했지만 왼쪽에서 활동하는 시간 보다는 주로 중앙 부근에 위치하면서 포워드진에게 패스를 공급하거나 공격의 활로를 여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첼시에서는 공격적 재능이 뛰어난 애쉴리 콜 선수가 오버래핑을 올라오고, 첼시 수비진은 센터백 두명과 수비형 미드필더 한명이 삼각형 형태로 3백을 이루고 양쪽 윙백이 오버래핑을 올라오면서 공격하는 형태가 많이 보여 지게 되는 것이다.

 맨시티의 경우에는 4-2-3-1을 주로 사용하는데, 이때 원톱 밑에 3명중 가운데 공격형 미드필더가 프리롤의 임무를 가지고 움직인다. 다비드 실바 선수가 있음으로 해서 맨시티의 공격은 더욱 다양해지고 화려해 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프리롤 역시 많은 부담을 갖게 된다. 첼시는 마타가 센터로 이동하게 되면 비어버린 왼쪽 윙 지역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게 된다. 아무리 애쉴리 콜이 공격적 재능이 풍부한 풀백이지만 그도 어쩔 수 없는 수비수이다. 수비의 부담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약팀을 상대 할 때라도 수비를 신경 써야 한다. 그렇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오른쪽과 가운데에서 공격을 이뤄가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선택의 폭이 줄어들게 된다. 또한 원톱을 사용하는 첼시의 전술의 특성상 원톱이 왼쪽으로 빠지는 움직임을 가지기도 힘들게 된다. 왜냐하면 원톱이 빠져버리면 센터백들이 마크맨이 없어지기 때문에 수비하기가 더욱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맨시티는 어떨까? 맨시티는 위에서도 말했든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게 이런 프리롤 역할을 부여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미드필더 싸움에서 밀릴 일이 없다. 왜냐하면 실바가 빠지더라도 4명의 미드필더가 굳건하기 때문이다. 또 맨시티으 두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는 야야투레, 데용, 가레스 베리 중 2명이 보게 되는데 저 3명의 선수 모두 다 뛰어난 피지컬을 바탕으로 한 경기를 하기 때문에 맨시티의 저 더블 볼란치를 뚫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돌파가 좋은 양쪽 윙어를 두고 윙백의 공격 가담도 활발하기 때문에 상대편의 측면 수비수들이 센터로 좁혀 수비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실바를 잡기 위해선 전담 수비형 미드필더를 한명 배치해야 하는 부담감을 상대편이 갖게 된다. 맨시티와 상대하는 팀은 어쩔 수 없이 미드필더 한명을 실바에게 맨투맨을 붙여야 한다. 이렇게 되면 실바가 그 한명의 미드필더를 달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맨시티의 공격진은 많은 공간을 찾을 수 있게 되고 쉬운 공격 작업을 할 수 있다.

 맨투맨이란 수비가 수비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감을 갖게 된다. 한명이 없음으로 해서 생기는 공간도 있지만 맨투맨을 담당하는 선수가 상당한 능력치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뛰어난 맨 마킹 뿐 아니라 축구 센스도 필요하고 더욱이 많은 활동량을 해야 하기 때문에 좋은 체력 또한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각 팀에서 이런 능력치를 갖고 있는 선수는 전무한 경우가 많다. 맨 마킹이 좋은 선수들은 주로 센터백들인데, 센터백들은 대부분 체력이 뛰어나지 않다. 그렇다고 체력이 좋은 선수들을 사용한다면 대부분 맨 마킹보다는 지역 수비에 능한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각 팀의 감독들은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맨유의 퍼거슨 감독은 이점을 간과 한 것인지, 아니면 선수들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실바를 막지 못했고, 밀너를 막지 못했다. 그 결과 1 대 6이라는 처참한 스코어를 받아 들게 되었다.

 아직 시즌의 3분의 1도 소화하지 않은 시점이다. 아직 시즌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맨시티는 맨유와의 승점 차를 5점으로 벌릴 수 있게 됐고, 또 많은 골을 기록했기 때문에 시즌 후반 중요해질 골득실에서도 우위를 차지 할 수 있게 됐다.

 퍼거슨 감독은 실수를 두 번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비록 바르샤에게는 챔스 결승에서 2연패를 당했지만, 그 외에는 같은 팀에게 똑같이 지는 법은 없기로 유명한 감독이다. 다음 맨체스터 더비가 기다려지는 이유이다.